영화 '레디 오어 낫' 감상

0. 볼 만 했다.

1. "웰컴 투 더 시월드."(GNR 풍.) ㅋㅋ 

2. 보면서 영화 '유 아 넥스트' 떠올렸다. 여기선 거기처럼 전문가들(살인 프로와 생존주의 조기 영재교육 수강자.)끼리의 싸움이 아니라 그냥 일반인 레벨 싸움이다. 근데 싸움은 원래 못 하는 애들끼리 해야 재미있다.ㅋㅋ 프로들끼리의 싸움은 기본적으로 엄청 오래 서로 간 보며 기회만 노리다가(즉, 지루한 기다림이 싸움의 99%. 알고보면 그게 다 끊임 없는 정찰, 견제, 빌드업, 심리전의 연속이지만.) 어느 순간에 순식간에 끝나버리기 때문에 따라잡기도 힘들고 이해하기도 어려워(같은 레벨의 고수가 아니라면.) 구경하는 재미는 별로 없기 마련이잖아.

3. 반전 요소 같은 건 없고 그냥 초기 설정에서 예측되는 스토리 그대로 간다. 시댁 구성원들은 서로 사이도 나빠보이고 스포일드 키드, 바보, 골드 디거, 광신자, 퇴락자 등 질도 떨어져 보이고 유산도 막대하니 게임의 혼란을 틈타 서로의 멱 딸 기회 노릴 법도 한데(가족간 갈등 해소와 유산 분배 분모 감소.) 고리타분하고 불편한 룰을 잘 준수해 의외였다. 다수, 홈그라운드, 무장의 우위에서 오는 여유인가, 상류 계급으로서의 프라이드인가 했는데 그럴 이유가 있었다. 심판이 진짜로 있었잖아.ㅋㅋ 아, 근데 심판의 실존 자체가 장르 반전이 되려나. 스포일러인가.;; 뭐, 어차피 별 의미 없으니까. 

4. 좋은 배우들이 쉽게 낭비된다는 느낌이 좀 있다. 특히 앤디 맥도웰. 시월드 피해자 동지들끼리의 유대감, 하류 계급 출신으로서의 연대감, 자매애 같은 걸 보일 법도 한데 그보단 이 한심한 가족을 지켜야한다는 사명감, 책임감, 충성심쪽이 더 컸던 건가.ㅋㅋ

5. 여주는 영화 '건즈 아킴보'에서도 본 것 같은데 출연 영화 고르는 취향이 B급 쪽인가? 마고 로비처럼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이구나 바로 알아챌 수 있는 얼굴 골격. 구체적으로 말하면 잘 발달해 앞으로 튀어나온 미릉골 부분. (여자들은 대개 눈썹뼈 부근이 남자보다 덜 발달되어 있다. 그래서 이마가 짱구처럼 둥그렇고 볼록해서 예쁨. 남자들은 대개 일직선. 테스토스테론 영향.) 이건 차별 발언은 아니겠지. 

영화 '헌트' 감상

0. 꽤 볼 만 했다.

1.ㅋㅋㅋ. 악동이네. 영화 보는 내내 웃으면서 즐겁게 봤다. 액션에 감정 섞는다는 건 바로 이런 거지. 이렇게 만드는 거다. ㅋㅋ 에일리언 대 프레데터 보는 기분.  "누가 이기든 우리가 진다." ㅋㅋㅋ

2. 처음엔 딱 순진무구 결백 타인배려심 뿜뿜 여주 타입(타로카드로 치면 최강인 풀. 파르시팔. 왜 배틀로얄하면 꼭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착하고 이타적인 낙천적 바보호구 있잖아.)을 보여주더니, 바로 죽인다. 그리곤 딱 보기만 해도 신뢰심 생기는 모험 활극 쾌남아 남주 스테레오 타입(이를테면 에롤 플린 같은. 예가 너무 고전인가?)을 보여주더니 역시 바로 죽인다. 그래놓곤 이제 적당히 거칠고 입 더럽고 대도시 뒷골목에서 닳고 닳은 액션 영화 주인공 타입(마크 월버그류?)을 보여주더니 바로 보낸다.ㅋㅋㅋ 아, 뭐야. 너무 마음에 들어. ㅋㅋㅋ

3. 힐러리 지지자들과 트럼프 지지자들이 온라인에서 키배 뜨다가 열 받아서 총기 소지하고 오프라인 정모를 가진 느낌. 다만 일방적으로 게임의 룰을 만드는 쪽은 힐러리 지지자들이다. ㅋㅋ 장소도 시간도 선수 선정도. 즉, 총을 쥐어준 건 가식적, 위선적 요식행위일 뿐 애초에 공정하지 않았지. (맨손 일대일로 싸우다 질 것 같으니 바로 홈그라운드에 숨겨둔 총 꺼냄.) 근데 주인공은 그냥 사회부적응 아싸 괴짜가 어쩌다보니 흘러들어온 것 같은데. 애초에 온라인에서 자기 의견 밝히는 데 별 의욕 없을 것 같은 성격. SNS도 안 할 것 같고.ㅋㅋ

4.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이 맞았다에 집착하는 끝판왕.(실제로 맞냐 틀리냐 팩트 자체는 중요하지 않음. 쉽게 검증가능한데도 회피. 그보단 자신은 항상 맞다는 것이 중요하지. 자신은 절대로 틀리지 않는다.ㅋㅋㅋ) 그리고 작명 실력 보면 리버럴 얘네들 잘난 척만 한 거지 실제로 '동물농장'을 읽어보지 않은 것 같은데. ㅋㅋ 위키 같은 데서 다이제스트판이나 인물소개만 휘리릭 읽은 듯. 

5. 리버럴들은 잘난 척과 타인 계몽(일침? 조롱? 교정? 아니 대체 왜 싸움 상대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역지사지하고 자기회의 품게 만들고 반성하게 만들고 싶어해?ㅋㅋ) 욕구 때문에 망하고 레드넥들은 멍청함과 그놈의 죽어도 못버리는 자기결정권(총기 소지도, 내 차 운전대는 내가 잡기도, "마스크 강요받기 싫어!" 시위도 결국 이 맥락.) 집착 때문에 망한다.ㅋㅋㅋ

6. 같이 본 사람이 제작진은 결국 누구 편이냐고 묻던데, 내가 보기엔 딱히 누구 편을 들 생각은 없는 것 같은데. 다만 자기 영화가 흥하기를 바랄 뿐.(자기편.) ㅋㅋ 그래도 굳이 이분법적으로 정하라면 리버럴쪽이겠지. 덕후 제대로 깔 수 있는 건 덕후뿐이듯 리버럴이 애정을 가지고 동족(자기)혐오하기. ㅋㅋ 힙스터들이 자기 빼곤 다 진정성 없는 따라쟁이들이라고 힙스터 디스하듯. (스놉들은 사람들이 자기를 모방하길 바라지만 정말로 성공적으로 자길 모방하면 황급히 이전과 다른 자신을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차별화가 안 되니까.ㅋㅋ) 그리고 리버럴들이 정말로 영혼을 다 바쳐 증오할 수 있는 것도 '가짜 리버럴'이지 레드넥이 아님. (레드넥은 다만 경멸하고 혐오하고 긍휼히 여겨 동정할 뿐. 자기와 같은 급의 적수가 아니니까. 중세시대의 귀족이 농노를 진심으로 증오할 수 있을까?)

7. 그다지 중요하진 않지만. 돈은 리버럴이었을까, 레드넥이었을까? (영화는 이 부분을 확실히 단정하지 않았다. 슬라이드나 사진, 회의에도 없었고.) 주인공은 끝까지 몰랐고 상관 안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끝판왕의 도발에 별 호기심이나 반응 안 보임.) 주인공이 돈을 쏜 이유는 그가 리버럴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자기에게 총을 겨눴고, 총 내려놓으라는데 지시에 따르지 않았으며, 결국엔 자기를 쏘려고 시도해서였을 테니까. 그 빌미를 자신이 제공했다고 해도. 실용적인 행동양식이다.ㅋㅋ

덧. 교양이나 PC 룰은 단순한 문화자본일 뿐만 아니라 계급을 구분짓는 지표이기도 한데, 여기선 아예 죽일 놈 정하는, 적 식별신호로 쓰인다. 그리고 주인공은 이 체에 쉬이 걸리지 않는다.ㅋㅋ 베토벤도 알고 오웰도 알고 어쩌면 와인도 아는 것 같고. (알긴 하되 그에 휘둘리진 않는다. 귀한 와인을 아낌없이 투척무기로 씀. 알고 그랬을까? ㅋㅋ) 차별이나 혐오 발언도 하지 않고. (적어도 극중에선.) 근데 와인 + 캐비어 조합은 글쎄. (향이 강한 술과 캐비어 조합. 와인과 해산물(특히 날 것.)은 극악의 조합이다.) 이건 그냥 허세였나? 그래도 대놓고 사람 놀리는 리버럴보단 낫네. 

극중에서 전문가 코스프레하는 컨설턴트는 알고보니 주방위군 출신이었다.ㅋㅋ 주방위군 무시하는 것은 아닌데(파트타임 군인임. 예비군.)... 아프카니스탄 파병 군인과 비교하면 실전 경험치 레벨이 다르지. "그럼 지옥을 경험해본 건 아니네."하고 참전 군인이 은근 무시하자 "지금 여기에서 (지옥) 경험하는 중인 걸." 허세질. 얘네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허세, 인정욕구를 못 버리는구나.ㅋㅋ

영화 '익스트랙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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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액션은 좋다. 카메라워크도 좋고 안무도 잘 짰고 공간구성도 좋고. 주인공 배우가 전문 스턴트나 액션 전문 조역들에 비해선 동작이 둔하고 느리기 때문에 합이 어긋날 때가 종종 있는데, 연출이나 편집이 그걸 적절히 커버해주질 않는다. 그건 "리얼"을 추구한 게 아니라 그냥 서투른 거지. 이건 '존 윅 3'에서도 그랬지. 그래서 보다보면 이건 현실이 아니라 그냥 쇼구나 흥이 깨질 때가 있음. 애초에 영화일 뿐 현실이 아닌 걸 모르고 보는 것은 아니다만.

2. 감정선이 늘어진다. 이런 종류의 인물은 어차피 그리 할 이야기가 없고 해봐야 뻔하다. 장르 내에선 수백번 되풀이 된 이야기고 인물임. 파고들어봐야 실속 없음. 어차피 거기에 초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중요한 것은 그런 게 아니라 결국엔 액션의 쾌감, 흥분, 아드레날린 질주잖아? 그럼 드라마 욕심 버리고 액션 올인으로 갔으면 단점이 두드러질 일도 없을 텐데 왜 굳이 못하는 분야에 뛰어드는지? 결과가 좋았으면 상관 없는데 극의 긴장도만 낮추며 루즈함. 주인공 감정은 장르 내에서 여러 번 검증반복한 레디메이드 팩토리 양산품인데도 제대로 공감 못 시켜주고. 어차피 멋진 액션할 핑계일 뿐이라는 걸 서로 알고 있는데. 유사가족애,회한,정서적 집착,감동 이런 건 다 쫙 기름 빼고 그냥 닥치고 맡은 일이나 잘 하는 프로 인질 구출 전문 용병의 입 안 다물어지는 '잡' 과정이나 제대로 보여줬으면 더 좋았을 듯.

3. 결말도 관객 배려나 소망 충족이라기보단 그냥 우유부단하고 무책임함. 저건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준 것이 아니라 결단 회피. 심한 말로 하면 양다리 걸치기. 확실히 주인공 죽었다고 확인사살하고 거기에서 슬픔이든 구원이든 재생이든 감정을 쥐어짜내야지. 마른 걸레에서 물 짜내듯. 

4. 중간에 긴 롱테이크는 꽤 좋았다. 어떻게 찍었을까 싶을 정도. 이건 찍는 사람도 거의 서커스했을 듯. 잘 하는 건 확실히 있네. 그럼 거기에 집중하던가.

5. 영화의 교훈 : 사람을 썼으면 돈을 지불하자. 지불할 돈이 없으면 애초에 사람을 쓰지 말자. 아이도 아니고 성인의 감사와 경의와 존중, 미안함은 돈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탈공동체, 탈인격, 탈감정화된 마음의 주고받음 공식 형태. (비꼬는 것 아님.) 돈이 가장 깔끔하지.

영화 '젠틀맨'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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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호강이로세. 영국 출신 배우들 수트 핏만 봐도 본전은 뽑는다. 예전에 누군가 "남성 수트 핏은 크게 영국계와 이탈리아계로 갈리는데(미국계는 아무리 비싼 브랜드라도 그냥 논외라고 극딜했음.) 아시안 체형엔 그나마 영국계가 맞는다."고 충고해줬던 것이 기억난다. (패션에 대해선 1도 모른다.) 특히 찰리 허냄과 휴 그랜트. 배역과 잘 어울리게 입었더라. 다만 그랜트 옷은 얼핏 단순하고 싸보이지만 찬찬히 보면 옷감의 재질이나 몸 선에 맞춘 입체 재봉이 은근히 고급이라 일개 뒷골목 사립탐정이 입을 수 있는 수준의 옷이 아닌 것 같던데.ㅋㅋ

2. 영국 배우들이 잔뜩 나오는데, 콜린 파렐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 사람은 뒷골목 출신 건달, 양아치 배역이 너무 잘 어울림. ㅋㅋ 그리고 싸배기 투블럭 컷에 안경, 트레이닝복이 왜 이리 찰떡궁합인 것이냐. ㅋㅋ 

근데 파렐 일당들 웃으면서 보다가도 멈칫하게 되는 게, 저 체육관 꽤나 위험하다. 파렐이 명분 있다, 도리에 합당하다, 협이다, 정의다 자의적으로 판단하면 저 정도 수준의, 그러니까 상당한 고강도의 폭력을 쉽게 투사할 수 있는데도 (경찰이 이름 붙여준 브랜드) 조폭처럼 감시나 견제, 관리는 거의 받지 않는 거잖아? 오히려 불량청소년들을 갱생해 양지로 복귀시켜주는 체육관으로 사회적으로 대접 받고 인정 받고 있겠지. 혹시나 꼬리 잡혀도 행동대원 대부분이 조폭도 아니고 일반인 미성년자니 제대로 된 법적 처벌도 받지 않을 테고. 그러니까 리스크는 꽤나 작고 수익은 극히 높을 수 있는 외주 폭력 하청 사업 시스템인 셈이네. 이건 이른바 협객류에 꽤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내 편견 탓일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거대 조폭이 사업상 폭력 행사가 필요할 경우 자기 정규 조직원들 시키면 비용(범행 후 몇 놈 자수시키고 재판 비용 대고 수감되면 뒷바라지하고 출감 후엔 조직 내 간부 자리 제공해야 하고... (안 그러면 누가 그 짓을 하겠는가.) 무엇보다 조금만 선 넘으면 경찰에게 조직 풍비박산.)이 많이 드니 (국가가 PMC 고용하듯) 저런 류의 체육관들에게 하청 주면 피차 윈윈이겠네? 여차하면 꼬리 쉽게 자를 수도 있고? 그러니까 조폭보다도 규율 받지 않고 통제 받지 않는 진입장벽 낮은 라이트한 폭력 (비정규직 위주) 생산 시스템인 셈인데...낭만적으로 보면 이른바 숨은 고수, 협객, 슈퍼히어로겠지만 냉소적으로 보면 시스템이 규율할 수 없는 자의적 폭력 행사자 그 자체지. 나쁜 길로 빠지는 걸 막는 유일한 통제 장치, 안전장치는 코치의 양심뿐인데 시스템이 아니라 그런 걸 믿고 그냥 내버려 둬도 돼? 마지막에도 결국 청소년 행동대원들이 코치 통제 벗어나 조폭 보스 제멋대로 암살하려고 시도한다. (결과는 그 반대로 나왔지만. 그래서 코치도 어쩔 수 없이 약속한 3번째에서 못 끝내고 4번째 도움을 추가로 줌.) 애초에 발단부터가 애들끼리 코치 몰래 중국계 조폭에게 폭력 하청을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들 장난처럼 받았던 것인데. 즉, 코치 양심 따지기 이전에 이미 코치의 통제도 제대로 안 먹히고 있음을 보여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일어난 일은 세 번도 쉽게 일어나지. 

3. 뻔한 이야기지만 연출과 편집과 의상과 배경, 배우들 덕에 즐거웠다.

덧. 2번. 난 마음이 약하고 물러터져서 한 번의 과오는 믿는다. 두 번의 과오는 믿지 않는다. 그건 이미 과오라 할 수 없지.

영화 '1917'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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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것, 남이 하는 1인칭 FPS 전쟁 게임 플레이 보는 것 같네. 그쪽 내러티브 구조다. 이건 처음부터 내용 설계를 그렇게 의도해서 했다기보다는 형식의 지배가 두드러져서 하다보니 그렇게 된 듯.  극단적인 롱테이크 중심 촬영을 말하는 것이다. 보면서 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로 끝날 때까지 시선 한 번 끊어지지 않고 주욱 연속 유지되더라. 물론 중간에 주인공이 의식을 잃으면서 잠시 암전되거나, 지형지물을 카메라가 통과하면서 거슬리지 않게 cg 합성하는 등 트릭을 쓴 것 같긴 하지만(추측)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상영시간 내내 저렇게 찍으려면 엄청나게 공 들어갔을 것 같은데 굳이 그럴 이유가 있을까 의문이 들긴 했다. 하지만 "왜" 따지기 이전에 일단 "(기술적으로) 할 수 있으니까 해본다!"는 정신 좋아한다. 오타쿠, 너드들의 특징이지.ㅋㅋ "할 수 있으니까 한다!"

2. 1번. 흡사 게임 플레이 보는 것 같은 이유는 시선은 계속 연속되는데 그 안의 내용은 에피소드별, 챕터별로 딱딱 끊어지기 때문에. 게임이 그렇잖아. 처음 시작하면 조작키 학습시키려고 간단한 이동 퀘스트(튜토리얼) 주고, 그것 끝나면 시공간은 계속 연속되고 있는데 다른 퀘스트를 줘서 사건적으로는 이전과 내용 구분이 되고. "1. 장군을 찾아가서 지령을 받아라. 2. 참호 사이 공백지대를 돌파하라. 3. 차를 얻어타고 이동하라." 계속 이런 식. 중간에 난입 이벤트(그냥 먼 배경인 줄 알았던 공중전하던 비행기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추락함.)도 가끔 발생하고.ㅋㅋ이건 전형적인 전쟁 영화의 구조라기보단 전형적인 전쟁 게임의 구조에 가깝다.

3. 촬영 훌륭하고, 영상미 좋고, 음향 좋고, 음악도 좋다. 중간에 북유럽 비극처럼 '쓸고퀄' 장엄하고도 비장한 신들의 황혼 오페라 무대 같은 배경도 뜬금없이 한 번 나온다. 감독 중2병이야? 그런 거야? ㅋㅋㅋ

4. 처음엔 주인공이 멍청하고 경험 없지만 내적 동기 넘치고 열혈인 쪽(전형적인 소년만화 주인공 타입)인 줄 알았는데, 조금 가면 그 반대쪽 포지션이 주인공이 된다. 눈치 빠르고 귀차니스트에 몸사리고 냉소적, 현실적이라 그냥 말년병장 츳코미역인 줄 알았는데.ㅋㅋ

5. 1번. 그로 인해 단점도 있는데, 이런 방식은 관객을 사건에 몰입시켜 마치 직접 체험하듯 생생하게 느끼게 만들기는 좋지만 인물(특히 섬세한 감정선 변화)에 몰입, 공감시키긴 어려워진다. 기껏 정교한 퍼즐 맞추듯 복선들 충실히 챙겨도 게임하면서 앞에서 아이템 챙긴 후 뒤에 가서 딱 맞춰 사용하는 것 같지 어떤 정서적 울림을 주긴 어려움.(예. 우유 챙겨뒀다가 아기를 돌보는 사람에게 전달하기. 롤플레잉 게이머들이 쓸모없는 아이템이라도 못 버리고 끝까지 지고 가는 이유.ㅋㅋ) 퍼즐을 딱딱 맞추는 쾌감은 있어도 예고된 감동은 적달까. 예를 들라면... 주인공이 죽은 전우의 형제에게 유품 전달하는 장면에서 롱테이크 촬영을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주인공 얼굴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2인 대화숏처럼 두 사람 어깨 높이에서 양 쪽 번갈아 찍기를 못하고) 상대방의 얼굴 표정, 반응만으로 뒤통수만 보이는 주인공의 얼굴 표정, 반응, 감정들을 추측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러면 감정 전달이 전적으로 상대방 배우(얘, 롭 스타크 잖아?ㅋㅋ 생각보다 작구나.)의 표정 연기력에 의존하게 된다. 한계가 있지. 관객에게 더 큰 피로(두뇌노동, 표정 상상, 감정 추측...)를 강요하게 되고. 형식 일관성 유지에 너무 집착하다가 감정 전달이라는 목적을 손해보는 식. 롭이 연기를 못했다는 소리가 아니라... 롭이 연기를 아무리 잘 해도 거기에 주인공 배우 연기까지 더한(둘이 같이 연기를 주고 받으며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보단 전달력이 약할 수밖에. (1 < 1+1(=2,3,4...)) 뭐, 그런 식.

6. 5번. 한 마디로 기술적 성취는 대단하고 탁월한데, 왜 굳이 그래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는 의문이 영화 보는 중에도 느껴지게 된다.

하지만 "왜"는 언제나 나중에 온다. 무언가를 일단 가능하게 만들면 쓸모나 필요는 얼마든지 나중에 찾아낼 수 있음. 과학사의 새로운 발견들이 꼭 공학적 실용성이 있어서, 필요해서 이루어졌겠는가. 먼저 발견하면 나중에 쓸모는 생김. 필요 찾아내게 됨. 나 역시 "왜"보다 "어떻게" 중시파고 그래서인지 이런 시도에 호의적이다. 만일 우리가 어떤 쪽으로 갈 수 있다면 기왕 가는 김에 끝의 끝까지 극단적으로 가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어디에서 파탄이 일어나는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관찰하는 거지. 그 시도가 장르를 파탄내고 장르의 가능성을 아예 고갈시켜버려 장르를 망하게 만든다면, 그야말로 베스트, 바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다. 그 행위는 의미가, 쓸모가 있다.

영화 '나이브스 아웃' 감상

0. 꽤 볼 만 했다. 스포일러 있음.

1. 추리 장르 좋아하지만 영화보다는 글로 읽는 것을 즐긴다. 영화는 속도를 내가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중간에 자주 책을 덮고 누가 범인일까 고민해보는 것이 큰 재미인데, (특히 극장 상영) 영화는 그럴 수가 없잖아. 사실 꼭 추리 장르 아니더라도 영상 매체는 적정 속도를 강제 받는 것 같아 좀 거부감이 듬.

2. 자, 이 정도 줄 띄웠으면 스포일러 방지되었겠지.

이 영화 보면서 사실 난 진범&흑막은 그 늙은 추리작가(자살자) 본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콩가루 가족에게 공동의 적(주인공)을 만들어줘서 모처럼 하나로 뭉쳐 결과적으로 못난 가족이 단란과 자립을 이루어내기를 바란 가장의 마지막 선물이자 추리 게임인 셈.ㅋㅋ 나름 두뇌노동자가 그동안 바둑 게임으로는 마르타를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것도 복선이라고 생각했다. 거장의 자존심상 분함도 있으니 주인공에게 약간 골탕을 먹여주고 만회해보고 싶었던 것. (주전공인 추리로는 마르타를 이겨보고 싶었음. 세상물정 모르고 착해빠져 언젠간 크게 다칠 순진이도 좋은 교훈 얻는 셈이니 피차 좋은 일이라고 자기합리화.) 어차피 나중에 진상 드러나면 자신의 자살은 확실하니 마르타에 대한 처벌도 없고 그 동안의 고초는 유산 크게 떼어줘서 보상하면 되고.(이기적이고 자기본위적인 사고. 하지만 주인공을 위해서라고 보기엔 거장의 마지막 계획치곤 너무 허술했는 걸. CCTV나 지문이나 진흙 발자국이나 개가 안 짖는 문제나 혈액검사 자료나... 주인공이 수상한 짓한 수많은 증거가 뒤에 산더미처럼 남을 수밖에 없는데. 특히 혈액 검사는 하기만 하면 바로 의료 사고 & 간병인 사건개입을 보여줌. 거장이 그걸 모를 수가 있나. 그래서 악의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다른 의도 있지 않나 의심했음.) 그러니까 거장의 그림은 주인공에게 전재산 상속한다는 유언장을 남기고 자신의 죽음에 주인공이 일부 책임있다는 진상을 가족들이 밝혀 자격 상실로 상속을 무효화시키는 구도였던 셈. 탐정은 멍청한 자신의 가족이 역시나 진상을 밝히지 못할 경우의 보험으로 자신이 직접 고용한 것이고. 탐정에게 1주일 정도 지연되는 편지를 보낸 후(아니면 누군가 자신의 자살을 미리 알린 가족 내 대리인에게 부탁해서.) 자살 실행 기회만 계속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그 날 밤 마르타가 투약 실수한 것을 보고 이때다 번개처럼(미리 여러 계획들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음.의료사고라는 큰 틀은 잡아놓고 있었는데 바로 그 기회를 준 거지.) 계획을 만들어 실행한 거지. 그나마 가족 중 똘똘한 랜섬은 탐정조차 실패할 경우의 2차 보험.(그러니까 자신이 자살한다는 것과 마르타에게 상속한다는 것만 미리 알려주고 구체적인 방법은 안 알려주는 추리 게임을 제안한 거지. 마르타에게 네 유산분 잃기 싫으면 이 게임에 참여해 진상 밝혀 뒤집어봐라. 그래서 랜섬이 주인공에게 뜬금없이 바둑 관련 경쟁심을 보인 줄만 알았다. 애초에 할아버지와의 게임이기도 했지만 주인공과의 승부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래서 랜섬이 어느 정도 사건에 관여(사건 증거 수집이나 탐정 고용이나 블랙 메일 보내기 정도.)했던 것이라고 추측했다.

3. 그리고 마르타는 거장의 인간 본성에 대한 얕은 편견(성악설. 합리적 인간. 이 착한 애도 결국 막대한 돈이 걸리면 자기 가족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예측. 그럼 거짓말을 거듭할 수밖에 없고 결국 덜미를 붙잡힐 수밖에 없지. 거짓말 들통나는 치명적인 체질상.)과는 정반대로 게임을 해버리는 바람(성선설. 이타주의. 선을 위한 자기희생. 사건의 진상 아는 것 같은 가정부 죽는 게 자신에게 이득인데도 앰뷸런스 불러줌.)에 이 모든 구도를 자기도 모르는 새 뒤집어 엎어 버리고 진짜로 막대한 유산 전부 상속하는 결말. 해피 엔딩.

4. 근데 그게 아니었다. 범인은 다른 사람이었어.ㅋㅋ 하지만 유쾌한 빗나감이었음. ㅋㅋ오랜만에 추리 영화 보며 즐거웠다.

5. 난 배우를 얼굴보다 목소리로 구분하는구나 다시금 느낀 게 다니엘 크레이그 보면서 크레이그 꼭 닮은 배우다 생각했지 진짜 크레이그 본인인 줄 몰랐다. 발성법이나 사투리가 달라서. ㅋㅋㅋ 반면 마이클 새넌이나 제이미 리 커티스는 누군지 바로 알겠더라. 특히 새넌. 그 목소리 들으며 모를 수가 없지.ㅋㅋ

6. 유일하게 가족 내에서 주인공 편이었던 듯 싶은 동년배 손녀딸은... 글쎄, 평소엔 히스패닉에게도 공정하고 고용인에게도 예의 바르고 페미니스트에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깨어있는, 흔한 SNS 진보 같았지만, 역시 그 가족 구성원답게 유산 날릴 것 같으니 바로 친구 어머니가 불법체류자라는 가장 큰 약점(당국에 알리면 추방, 생이별. 주인공에 대한 유일한 지렛대)을 가족에게 공개하고(물론 자기 손은 안 더럽힌다. 협박은 자기가 안 해도 다른 사람이 할 테니. 끝까지 착한 사람으로 남고 싶음.) 가족이라면서 장례식에도 안 부르고 걱정하는 척 전화해 유산 상속 각오 알자마자 전화 바로 끊고(핑계인 자기 학자금은 다 내준다고 했는데도.)... 친구 맞았을까? ㅋㅋ 그래서 저 가족의 가장인 추리 작가도 그 피는 어디 안 가니 마냥 선인은 아닐 것 같다 생각했는데(저 가풍은 누구에게 나왔겠는가?), 결말 보니 결국은 마냥 선인이었네.

덧. 사실 추리 작가가 순수하게 주인공을 보호하려는 의도였다면, 주인공 퇴근한 후 곧바로 자신이 직접 아래층으로 내려가 담배 피우고 있는 아들들 앞에서 자기 모습 한 번 보여주고 다시 올라와 빨리 자살해버리면 그만 아니었나? 그 정도 시간 여유는 충분히 있었는데. 정 시간이 없다면 아들 앞에서 바로 죽어도 되고. (이건 가장 확실하지만 자식 앞에서 자살이라니 끔찍하다.) 굳이 알리바이 만들기 위해 주인공에게 몰래 와서 자기 모습 위장하라고 지시해 복잡하게 일 만들 것 없이. 꼬리 잡히기 쉽게.

덧2. 혈액검사소를 불태워도 결과 아는 검사자들이 살아있고 혈액 다시 제공할 시신이 남아있으면 소용 없지 않나?




드라마 '메시아' 감상

0. 볼 만 했다.

1. 사이비종교 이야기라길래 득달같이 달려가서 봤는데(사이비 종교 이야기 좋아한다.), 장르가 다르네. 재난물이잖아.ㅋㅋㅋ 불 뿜는 화산이나 세상 다 때려부수는 토네이도처럼 재림예수가 어느날 갑자기 예고 없이 우리 옆에 출현한다면? 그에 휘말려들어간 많은 삶들이 망가지고 변화하고 구원 받고 파괴된다.

2. 주인공은 진짜 구세주일까 사기꾼일까? 드라마는 양쪽 가능성을 끝까지 열어두었다.(시즌 1까진. 후자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긴 했지만.) 시즌을 아무리 계속해도 명확한 결론 안 짓고 이 기조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함. 어느 쪽으로도 해석할 수 있게. 그리고 주인공의, 메신저의 정체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풀어가겠지. 중요한 것은 메시지다는 식으로. 하지만 드라마 속 주변인물들이, 그리고 시청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은 주인공이 정말로 재림예수일까 아닐까 그것 하나 뿐이다. 메시지는 명분일 뿐, 극을 추동하는 엔진도 실은 그건데 뭐. 메시지 자체가 거의 없음. 평균적 감수성이나 상식선을 넘어선 주장 자체를 하질 않음.(하면 위험하긴 하지.)딱 하나, 전세계 미군 철수 외엔. 사실 이게 거의 유일한 자기만의 주장이었지. 러시아에 망명중인 테러리스트와 연계된 가장 강력한 선이기도 하고. 전세계에서 전쟁억지력으로 작용중인 미군이 일시에 철수해버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누가 가장 득을 볼까? 대규모 파괴와 혼란과 폭동과 혁명... 불과 피가 낭자한 세상이 오겠지만 이걸론 그를 거짓 그리스도라 단정할 수 없다. 2천년전 예수 본인도 자신은 바로 그런 것들을 주기 위해 왔노라고 주장했으니까. 평화 따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3. 치유 행위를 받았다고 추정되는 아이가 죽은 거나 마술사 견습생이었다는 거나 정신병원 수감 경력, 국제적 테러리스트와의 연계 가능성 등도 주인공이 사기꾼이라는 강력한 증거가 되진 못 함. 애초에 고통 받는 개를 살리느니(그럴 능력이 있다는 가정하에.) 총으로 대끔 쏴버리는 놈인데 그 연장선상에서 병든 아이도 계속 가망 없는 화학치료로 연명하며 무의미한 고통 받느니 안락사가 낫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는 거지. 사람을 속이는 기술을 전문적으로 연마한 상습적 거짓말쟁이이자 과대망상증 환자라는 과거도 예수가 아니란 강력한 증거는 되지 못한다. 많이 쌓이면야 정황증거쯤은 되겠지만. 바로 그런 결함인을 골라서 인간으로서의 삶과 고통을 밑바닥부터 생생하게 체험 투어중이라고 해버리면 그만이다. 말이야 둘러대기 나름.ㅋㅋ

4. 언제나 중요한 것은 예수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다. 사이비종교 교주가 아니라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임. 사람들이 자신이 부당하게 억압당하고 차별당하고 고통받고 있다고 강하게 믿고, 그런 불행한 자신을 구해줄 구세주를 간절히 갈망한다면 예수 재림은 의미 있는 사건이 될 수 있다. 폭탄이 옆에 있다면 기폭제는 의미가 있어진다. 다수의 불행한 사람들이라는 폭탄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예수의 존재가 위험해지는 거지, 폭탄이 주변에 없다면 기폭제는 있어봐야 쓸모 없다. 주인공이 진짜든 가짜든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소리. 폭탄이 충분히 쌓였다면 주인공이 가짜라도 의미가 있는 거고(대규모 사회적 변화가 일어남.), 폭탄이 충분히 없다면 주인공이 진짜라도 의미가 없는 거고.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지 예수가 아님.

그러니 첫 출현 장소를 시리아로 잡은 것은 적절했는데(당연히 사람들이 행복한 곳보다 불행한 곳으로 가야함.), 왜 굳이 미국으로 갔는지 모르겠네. 그저 미국 대통령 만나 그 주장 하나 전하려고 간 거야? 다른 등장인물이 미국인들은 "철없는 여학생"처럼 순진하다고는 하지만... 철이 있든 없든 이미 행복한 사람은 사이비 종교에 빠뜨리기 어려움. 행복한 사람들은 자살 폭탄 조끼 같은 거 잘 안 입으려고 한다. 상처가 있고 소외가 있고 아픔이 있고 억울함이 있고 원망이 있고 외로움이 있고 자긴 남달라서 부당하게 차별 받는다고 믿는 타겟을 노려라. 극중 구원 받고 떠나는 게이 요원과 창녀처럼.(등장인물들이 다들 자기만의 상처와 지옥과 불행이 있어서(임신 실패, 무고한 아이 살해 죄책감, (자기 종교에서 금지한) 낙태, 알콜중독...) 나중엔 다 빠져들 것 같음.)

5. 시즌2는 안 나오는 것이 좋겠지만 아마 나올 듯. 그럼 끝없는 모호한 떡밥을 던져주며 결국 나이브한 용두사미, 그자의 정체는 중요하지 않다, 메시지가 중요하고 그걸 받아들이는 우리들이 중요하다, 의식변화 뒤엔 행동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식으로 좋게 좋게 끝나겠지. 그러니 시즌 2 보진 않을 것 같다.

영화 '아이리시맨' 감상

0. 재미있었다.

1. 영화 '좋은 친구들'이나 '카지노' 즐겁게 본 사람은 몰입해서 볼 듯. 스콜세지의 갱스터 무비 총집편격. 거장의 걸작이랍시고 대단히 힘을 준 것은 아니지만 마스터피스다. 노련하고 정교하고 섬세하고 친절하고. 물론 요즘 사람들이 보기엔 올드 스쿨이고 템포도 느리다. 내 취향도 늙었나.ㅋㅋ 러닝 타임이 길어 혹 지루할까 긴장했는데 막상 시작하자 별 사건 없이도 어찌나 쫄깃쫄깃 다채롭게 밀당을 잘 하는지 끝까지 푹 빠져서 정신 없이 봤다. 올해 재미있게 본 영화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감. 의외로 웃기는 부분도 많음. 다만 극후반 노년기 부분은 좀 지겨웠음.

2. 드니로와 파치노가 연기 잘 하는 거야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지만(물론 파치노는 여기서도 파치노 연기를 함.ㅋㅋ 어딜 가도 파치노지.ㅋㅋ) 가장 시선을 잡아끈 것은 의외로 페시. '좋은 친구들'과 '카지노'의 거의 반 미친듯한 다혈질 마피아만 기억하고 있던 내게 이런 노회하고 음험하고 자제력 강한 보스 연기를 보여주다니. 명배우는 명배우구나.

얼굴은 CG 처리를 했는지 다들 젊어보이는데, 동작 자체가 느릿느릿 굼뜨고 어정쩡하니 어색했다. 그 노인들 특유의 중력을 거스르지 못하는 무거운 움직임들. 예를 들어 남자들은 젊어서 힘이 넘칠 땐 평범하게 걸을 때도 바닥에서 통통 튀어오르듯 나는 듯 걷잖아. 발바닥 근육의 탄력과 발목힘, 종아리 근육 등을 연동해서 무의식적으로 몸이 위로 솟구침. 근데 늙으면 발바닥을 땅에 붙이고 질질 발을 끌듯이 걷게 되지. 의식적으로 연기로 교정하려 해도 근력이 딸려 오래 그러기 힘듬. 대개 그런 식. 그래서 얼굴은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늙게 움직이니 기괴하기까지 했음. 페시는 그 부분에선 상대적으로 득을 본 부분은 있지. 어쩌면 그런 불가항력적인 노화의 잔인함과 슬픔, 처연함이 후반 쓸쓸한 노년의 복선처럼 어울려 좋은 점도 있긴 했다.

3. 별 것 아니지만 마음에 스며들었던 부분은 페시가 암살하러 떠나는 드니로의 선글라스 맡아두는 장면. 의외로 타인의 인생의 큰 선택을 유도하는 부분들엔 저런 사소한 장치들이 영향을 주지. 페시 캐릭터가 사람을 조종하는데 얼마나 능하고 익숙하고 집요한지 잘 보여주었던 부분.

그리고 결말에 주인공이 신부에게 갈 때 방문 좀 열어두고 가라는 대사. 좋았다.

4. 미국 근현대사 별별 도시전설과 음모론이 잔뜩 들어가있어 알고 보면 더 재미있을 듯. 근데 이게 정말 사실이라면 주인공은 미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부분들에 이리저리 개입하며 살았다는 소리가 되는데. 전직 마피아의 허세와 허풍 같음. 어차피 증명 안 된 일개인의 증언(회고록 원작)일 뿐이고. 일례로 나중에 호파의 피라고 과학수사로 밝혀진 자동차 뒷좌석의 피를 그냥 생선피라고 해버린 부분만 봐도 증언의 신뢰성은 무척 떨어지는 듯.

5. 주인공의 흡사 기계 같은 맹목적인 명령복종성, 소시오패스성, 윤리적 무책임성-무비판성-공허함을 설명하는 부분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너무 쉽게 넘기는 것 같은데. 전쟁터에서의 비인간적인 경험(포로 처형 및 암매장 등.)을 반복한 끝에 인성이 파괴되었다는 식으로 설명이 좀 더 필요하지 않았나? 딸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냥 소시오패스가 정상성(사회적으로 공인된 정상가족 형성. 아일랜드나 이탈리아나 남자가 책임감 있는 성인으로 인정 받으려면 이성애 결혼해서 자식을 낳는 등 자기 가족이 있어야만 하는 문화다. 마피아 등 마초적 커뮤니티에선 더더욱.) 연기에 매달린 것 뿐이야, 아니면 정말로 딸에게 사과하고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는데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조차 몰라 저러는 거야? 그리고 그런 맹목적인 명령복종자가 호파 죽일 때만 그렇게 격렬한 내적 갈등을 겪으니 이 건은 또 뭐가 달라 이러는지 궁금했다. 그냥 정 때문에? 왜 갑자기 안 하던 고민을 하지? 이 잘 만든 영화에서 굳이 흠을 잡으라면 역시 주인공의 인물조형 부분인데, 원래 그런 사람이고 실존인물이 그렇다는데 뭐 더 할 말이 없어지긴 하네.ㅋㅋ 파치노나 페시 등 명령 내리는 보스 입장에선 얘는 참 고마운 도구였을 듯.

6. 후반 노년기 부분도 그 분량이 필요했다는 점은 알겠는데... 그래도 역시 그렇게까지 길게 끌 필요가 있었나 싶다.

영화 '조커' 감상

0. 꽤 볼 만 했다.

1. 뭐야, 혁명가 조커 비긴즈야? ㅋㅋ 슈퍼히어로물의 영웅의 기원 서사를 그대로 빌런에게 적용했네. 비범한(남과 다르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님.) 탄생 및 성장 - 시련(세계의 위기 등.) 발생 - 갖은 고생 끝에 결국 영웅으로 각성 - 세계의 상처 수복 등 문제 해결. 프로핏! 사실 이건 캠벨식 신화 영웅 서사 구조이기도 하지.

2. 화자는 꽤나 믿을 수 없는 망상증 환자인데, 이야기 자체는 흔해빠져 쉽게 따라갈 수 있다. 예측가능하고 진부하니까. 즉, 영화 전체가 조커의 망상이나 농담이나 거짓말로 가득한 극중극처럼 애매모호하고 신빙성 없는데, 그게 중요하진 않음. 어차피 시작 10분 만에 무슨 이야기하려는지 전체를 알 수 있을 정도니까.

3. 영리하다기보다는 소심하다. 조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만드는 시퀀스 뒤에는 거의 반드시 조커와 심리적 거리를 두는 장치(하는 짓이 소름끼치거나 무섭거나 사고방식이 상식적 평균인과 너무 다르거나...)가 뒤따르는데, 예술적 소격 효과를 노리는 거리 두기라고 감독은 주장할 것 같지만, 내가 보기엔 알리바이 만들기, 책임회피다. ㅋㅋ "창작자인 난  이 영화 보고 일어나는 모든 모방범죄들에 책임 없어요. 내 딴엔 조커에 감정이입하지 말라고 객관적 거리두기 장치 열심히 만들어줬는데도, 자기 이야기라고 생각해버리고 이입해버려서 범죄 저지르는 미친 놈들을 내가 어떻게 말립니까?" 그리고 이 선제 (책임) 회피기동은 자아도취일 뿐일까? 내가 관객의 인생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혹은 관객 개인을 넘어 사회 전체에게 위험할 수도 있는 예술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이건 예술가에겐 극찬이다.) 흠, 글쎄.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택시 드라이버'나 '코미디의 왕'이나 '모던 타임즈' 등 수많은 작품들에서 이미 반복한 이야기를 다시 하고 있을 뿐이다. 대단한 가치는 없음. 다만 그저 같은 소리 반복일 뿐일지라도 '지금 여기'라는 다른 맥락에서 했다는 가치는 언제나 존재한다. 이를테면 해리 포터 이야기를 한국 현대 학원 SF물로 번안해 (표절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재창작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가치가 있지.

4. 3번. 거리의 문제. 채플린이 말했듯,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남자가 맨홀 구멍에 빠지는 걸 멀리서 찍으면 코미디가 되지만, 맨홀에 빠져서 팔다리가 부러져 극심한 고통에 신음하는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잡으면 비극이 되지. 만일 절묘하게 거리를 잡을 수만 있다면, 그 거리 밸런스 감각이 좋다면, 채플린('모던 타임즈'는 영화 내에서 조커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감정반응을 보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유일한 코미디다.)의 코미디들이 그러했듯, 관객을 웃기는 동시에 슬프게 만들 수 있다. 모순처럼 들리지만 위대한 코미디언들은 종종 그걸 해냄. 근데 조커의 코미디는 그저 슬프기만 할 뿐. 그리고 그 슬픔조차 영화 속의 관객들에게 제대로 공감을 못 시키고 있다. 코미디언으로선 삼류. 선동가로서도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 그저 운대가 시대가 상황이 맞아떨어졌을 뿐. 사람들이 이미 선동당하고 싶어하고 있었는데 억눌린 분노 표출하며 난동 부릴 수 있는 핑계 찾고 있었는데 그 핑계 때마침 제공했을 뿐.

5. 3번. 만일 이 영화가 위험할 수 있다면, 그건 이 영화 자체가 전복적이거나 혁명적이거나 새로워서가 아니라... 이게 블록버스터로 계획되고 광고 되고 팔리게 만든, 매스미디어의 지원을 대폭 받는 거대 자본 들어간 기획상품이라서 그러할 듯. 내용 자체는 진부한데, 거기에 슈퍼히어로물이라는 핫하고 힙한 스킨를 입혀 많이 팔리게끔 만들었으니 그제서야 위험해지는 거지.(저 유명한 조커가 주인공이 아닌) "사회의 그늘에서 소외 당하는 루저, 빈자, 아싸, 인셀들의 죽창가"라는 식으로 독립영화로 만들어져 한 줌의 마니아, 덕후, 시네필들이나 보는 예술영화관에 걸렸으면 이전과 비슷하게 그들끼리만의 공감, 찻잔 속의 태풍으로 잊혀졌을 듯. 뭐 IP 사업에서 스킨팩 패치는 언제나 중요하지. 장르는 그저 마케팅의 문제일 뿐인가? ㅋㅋ

6. 사실 내가 보기엔, 내용 그 자체만 따지면 오히려 안전하다. 신비하고 모호해 으스스하고 무섭고 거대하게 보였던 슈퍼 빌런의 기원에 밝은 빛을 들이대 이해가능하게, 즉 쪼그라들게 만들어버렸으니. 빌런이 신비나 기적이나 돌연변이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우리 이웃임을,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해버렸기 때문에. 경외는 대개 무지에서 발생한다. 반대로 말하면, 뭔가가 무섭다면 그 대상에 이름과 설명을 붙이면 된다. 어둠을 마치 이해한 것처럼 만들어버리면 대개 그 어둠은 더 이상 무섭지 않게 된다. 유서 깊은 요괴 퇴치법. 조커의 명확한, 합리적인,유일한 기원담을 골수팬들은 싫어하는 이유. 이 조커는 슈퍼하지도 않고 전능하지도 않고 멋지지도 않다. 되려 무능하고 불쌍하고 서글프지. 해당 세계 최고능력남, 다이아몬드 수저, 재력과 폭력 최상위 티어인 배트맨조차 가지고 노는 초자연적 악의 천재, 혼돈의 사도, 괴물, 간웅이 아니라 그냥 보통 사람, 보통 이하.(정신질환자나 극빈자, 번식탈락자 비하는 아님.) 동경심이 생기지 않으니 모방범도 되려 적게 생길 것 같은데. 이 영화의 조커는 현실의 외로운 론울프 루저 아싸 찌질이들이 롤모델로 삼고 싶은 강자, 승자, 능력남이 아니잖아. 오히려 현실에서 진짜로 존재한다면 신상공개 등 집단다굴 정의의 린치질하며 잠깐 억눌린 공격성이나 스트레스 풀다가 손쉽게 버릴 약자, 패자, 화풀이 제물감이지.

7. 카피캣 문제. '왓치맨'의 로어셰크처럼 창작자가 "이입하지 말라고 만든 찌질한 인물인데 루저들이 왜 이입하냐? 오독이다." 버럭해도 의미 없다. 작품은 언제나 창작자가 의도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한다.(영화 등 시각매체는 더욱 그러하다.) 작품이 작가보다 영리하지. 오직 멍청한 창작자만이 자신의 해석,창작의도, 정답으로 자신의 작품의 가능성을 한정시켜 결과적으론 고사시킴. 감독의 의도 따윈 이 문제에서 중요치 않다.

8. 마지막 엔딩까지 끝내 애처로운데, 그러니까 이거 다 장난이고 영화일 뿐이고 예술일 뿐이니 오해하지 말라는 거? 어떤 사이코가 모방범죄 일으켜도 그건 우리 사회 자체에 이미 내재되어 있던 모순과 갈등 분출일 뿐이니 고작 예술가일 뿐인 감독에게 책임 묻진 말아다오? 소심함에 가슴이 아프다.

덧. 영화의 교훈 : 젊어서 돈 벌자. 다 늙어 똑같이 파더 이슈로 고통받더라도, 돈 있는 사람은 아빠 찾아 인도 해왕성으로 폼 나게 힐링여행 다녀올 수 있는데('애드 아스트라'), 돈 없으면 구질구질하게 기차 타고 옆동네로 당일치기 여행가 돈 구걸하러 왔냐고 문전박대 당할 뿐.

교훈 2 : 당장 작은 돈 아끼겠다고 복지(조커가 치료약 타던 상담 코스) 정책 없애버리면 나중에 더 큰 돈(약 못 먹은 조커로 인해 대폭동, 범죄율 상승, 도시파괴. 영화 내에서는 조커에게 영감 받은 카피캣, 론울프 자생 테러리스트 대량 발생.) 쓰게 된다.

그래도 조커 사례로 인해 이제 고담시에서 극빈층을 위한 정신병 무료 상담 코스 다시 만들어지지 않으려나? 뜻밖의 조커의 유용성 증명. ㅋㅋ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일 테니, 그냥 그 몇 백배에 달하는 돈(배트카, 방탄슈트...)을 써가며 배트맨이 혼자 밤중에 나가 잡범들 주먹으로 때려잡겠지. -_- 그러지 말고 자본가인 브루스 웨인으로서 복지, 자선, 교육, 사회 사업을 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인 사전예방적 범죄 억제 예산 집행이다. 싫으면 그냥 사업이나 열심히 해서 일자리나 많이 만들어. 실업률 떨어지면 대개 범죄율도 떨어진다. 뭐, 배트맨 히어로 행각 일체가 그저 부자의 취미생활이고 부모 잃은 트라우마 치료 기법적 사이코 드라마로서의 롤플레잉 게임일 뿐이라면 딱히 할 말 없지만. (사실 웨인이 정말로 부자로서 사회사업하거나 정계에 투신해 정치가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가 된다면 그건 슈퍼히어로 장르물이 아니라 다른 장르가 될 듯.)


영화 '예스터데이' 감상

0. 볼 만 했다.

1. 내게 비틀즈 팬심이 있었으면 더 재미있었을까? 모르겠다. 적어도 이 영화는 (비틀즈 머글인 내게) 덕통사고를 일으키진 못했음. 애초에 그 방향 영화도 아니고.

2. 팬은 아니지만 여기 나온 노래 모두를 들어보니 알겠더라. 거의 대부분 어렸을 때 많이 들었다. 어머니가 팬이셔서 집에 비틀즈 LP판이 잔뜩 있었다.(뭐뭐 있었는지는 모른다. 근데 어지간한 앨범 커버는 다 옛날에 집에서 본 듯.) 근데 비틀즈 노래가 사라지고 그 상태로 음악사가 진행된 세상에 다시 비틀즈 노래를 가져와 들려주면 사람들이 그 노래들에 반응할까? 좋은 노래, 불멸의 명곡은 청중의 변화나 시대적 상황이나 음악사적 맥락이나 마케팅 방법 같은 자잘한 것에 상관 없이 반드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사람들이 가치를 알아보고 히트할까? 글쎄, 난 부정적이다. 작품의 질과 흥행은 별개의 문제 같던데. 작품 자체는 물론 중요한 변인이고 소재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주류 성향과 시대적 상황이 더 크게 작용하지. 내가 보기에 대박 흥행은 그저 시대가 만드는 것이다. 창작자 입장에선 진인사 대천명.

3. 영화는 복잡한 생각 없이 좋은 노래는 시대나 맥락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볼 것이다는 신뢰와 희망, 긍정성을 가지고 뻔하고 식상하게 진행한다. 밝아서 좋네. 기본적으론 도둑질이지만.ㅋㅋ 기발한 상상이라는 소릴 어디선가 봤는데, 고전 SF '다시 한 번 리플레이' 등 기존 여러 작품들에서 비슷한 설정 나온다. 애초에 흔한 욕망이잖아. 근데 쟤 벌은 안 받나? 형사적으로가 아니라... 저 기획사가 계약서 만들었을 텐데 마케팅비 등 기투자비용을 민사적으로 청구할 수 있지 않나? 이기든 지든 주인공을 소송지옥으로 긴 시간 고통받게 만들어줄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연예계 기획사는 소속 연예인들에게 한 번 우습게 보이면 끝장이다. 걸어라, 손해배상.ㅋㅋ

4. 난 비틀즈 노래 안 좋아하고 오아시스(그래, 당연히 없어야겠지. 원탑이라서가 아니라.ㅋㅋㅋ )도 안 좋아한다. 해리 포터 안 좋아하고 청량음료 안 마신다. 담배는 평생 피워본 적 없고.(근데 왜 담배만은 1등만이 아니라 산업 전부가 사라진 거냐?) 난 저 세계에 별 유감 없겠구나.(기존 세계보다 좁아진 게 아쉽지, 낮아졌다고는 생각치 않음.) 근데 비틀즈 과자도 없어졌나? (구글링해도 딱정벌레만 나옴.) 아 그건 좀 아쉽네.ㅋㅋ 다른 이름으로 같은 맛의 과자가 있으려나? 직간접적으로 너무 많은 변화가 있어 세계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은데. 또 그놈의 "시공연속그물망의 탄력성"으로 설명하려나? ㅋㅋ 하루키는 '노르웨이의 숲'이 아니라 '이케아'를 썼겠군.ㅋㅋ

5. 그토록 갈망하던 명성과 성공(훔쳐온 거짓으로 이루어진. 고독하고 불안한.)이 있는 내일 대신 진실과 사랑이 있는 '어제'를 선택하는 주인공이라니 진부하고 퇴행적이고 아부적(대부분의 관객은 자신은 뒷쪽이라고 믿겠지. 둘은 꼭 상박하나?)이기까지 하다.(자신의 재능 부족에 극도로 절망하고 상처받던 이전의 삶은 고작 그정도의 무게였을 뿐인가? 겉멋이었나? 이건 달리 보면 예술가 모독 아닌가?) 하지만 그래서 밝고 즐겁고 안심돼. 클리셰나 장르 공식이 이래서 욕먹으면서도 쓰이는 거지. 근데 그걸 충고하는 역이 곱게 잘 늙은 히피 득도남 존 레논이라니, 어색해! 존 레논은 비틀즈나 오노 없어도 조용한 자기만족적 삶은 못 살 것 같은데. 재능 = 욕망. 예술쪽이든 사회봉사쪽이든 뭐든 (원래 모습 그대로가 아니라) 다른 쪽으로 뒤틀어 승화시키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자기파괴로 분출될 정도로(거의 대개 범죄쪽으로 분출됨.) 거대한 욕망이 아니면 애초에 재능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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