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

0. 그럭저럭 볼 만 했다.

1. 스토리가 주는 재미 중시하는 사람은 안 보는 것이 좋을 듯. 다만 고지라 전시리즈를 섭렵한 마니아라면 영화 보는 도중 계속 던져주는 전작들과의 연관성 암시나 오마주, 자기인용 등을 받아먹으며 (덕후식으로) 즐거울 순 있겠다. 난 일본식 특촬물이나 괴수물엔 아무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어 모르겠더라. 

사실 스토리의 정합성이나 인물의 개연성 같은 것보다 훨씬 더 큰 기본 문제가 둘 있는데... 의미 없이 잘라먹고 방황하는 편집과 카메라 워크. -_- 예를 들어 괴수들끼리 좀 싸울라치면 꼭 그 주변에서 쓰잘데기 없이 돌아다니고 있는 인간 군상 자꾸 보여줌. 한 두 번 그러는 것도 아님. 아, 인간들이야 살든 죽든 가족 재결합하든 말든 아무 관심없다고. 관객을 욕구불만으로 만드려는 계획인가? 인간 없으면 괴수에겐 감정이입 못 할 것 같아 그러는 거야? 

2. 영상미는 훌륭하다. 특히 라돈, 모스라. 감독의 덕심이 느껴짐. 나방이 아름답다고 느낀 건 처음이었다. 오히려 투탑 주연급인 기도라와 고지라는 예상 그대로라 의외로 심심함. 아니, 둘 다 좋긴 한데, 그저 기존 방식을 더 크고 더 강하게 증폭시킨 뻔한 업그레이드 수준이라. 

3. 그러나 저 멋진 괴수들끼리 싸움하는 건 잘 안 보여줌. 싸우긴 하는데, 그 결과를 제시하지 과정은 종종 생략함. 역시 돈 문제인가.

따라서 욕구불만과 짜증과 지겨움 속에 3번쯤 자다 깨다 반복하며 봤다.(인간들 나올 땐 자고 괴수들 나올 땐 음향이나 음악이 쿵쾅거려 쉬이 깼다.) 아예 못 만들었으면 일치감치 기대 접고 잠이라도 잘 자고 왔겠는데, 기대 품게 만들면서 감질나게 저러고 있으니.-_-